dding's daily/diary

이것은 신뢰의 문제다.

ddinga 2010. 3. 5. 10:00

 

   MH양과의 과외가 어제였다.

   두려운마음으로 도형을 시작했고, 참담한 마음으로 도형을 마쳤다.

   도통 생각을 안하려고 노력을 하는것인지, 내 설명이 어려운 것인지, 관심이 없는 것인지, 포기한 것인지

   네가지중의 하나일텐데 이 아해는 수업시간에도 내눈빛을 마주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두려워하는 일 중의 하나다.

   아이들이 내 눈을 보지 않으려 할때와 대답소리가 없을때..

 

   서로의 상호교감이 기본이 되야하고, 신뢰감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만난지 세번밖에 안되고, 수업한지 하루밖에 안되었을때 이런현상이 나타나는건 처음인지라 더 당혹스럽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MH양의 어머님이 보자고 하신다.

   밥을 한끼 같이 먹자고 하시는데 나중에 하지요.. 하고 나왔더니 쫓아나오시면서 삼겹살이나 먹자고 하신다.

   아파트 앞에 있는 삼겹살집에서 삼겹살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은 엄마의 이야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괜시리 엄마에게 이런저런 이야기 해보아야 가뜩이나 신뢰감 없는 관계에 더 치명적일것 같아서 수업이 어땠나요?라는 소리에도 처음이라 아직은 서로 적응이 안되어서 모르겠어요. 이랬다.

 

   어머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해는 된다.

   M양이과외를 시작한건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부터였단다.

   학원은 초등 2학년부터 보냈는데도 별 효과가 없었다고 6학년겨울방학부터 중학교에 대비한 과외를 시작하셨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나빼고 선생님만 6명이었댄다.

   그소리를 왜 지금하시냐고요..라고 말할려다 참았다.

   1년 3개월사이에 6명이 바뀐이야기를 듣고 나니 머리가 멍해지면서 삼겹살만 꾸역꾸역 입에 넣게 되더라.

  

   아마 6명이야기를 먼저 들었으면 시작도 안했을텐데 이 어머님 머리 참 좋으시다. ㅠ.ㅠ

 

  시험한번 있은 다음에 결과과 안좋아서 짤린 선생님 세분, 그리고 한달이나 두달후에 그만두신분 세분.

  가장 오래하신분은 삼개월이었다고 하시는데..

  MH가 이해가 되더라.

 

  이 아해에게는 나도 한달이나 두달 보다 말 사람이 되어있었던거다.

 

  MH 어머님은 찬규가 과외선생님이랑 잘맞아서 수학점수가 잘 나왔다는 그 소리에 나를 컨텍하신거고

  다른 사항은 별로 고려하고 있지 않으신듯하다.

 

  삼겹살 이인분을 거의 혼자 다먹고 화장실한번 다녀와서 말씀드렸다.

  제가 해드릴수 있는 부분을 도통 모르겠다고 하면서, MH가 수학자체를 싫어하는것 같다고 했더니

  아시고 계시단다. 그래도 대학가려면 수학을 아예 안할수는 없지 않냐는 말에 할말이 없었다.

 

  MH가 수학을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

  중학교 2학년에 수학을 미리 포기하고 머리아프고 싫어라는 아해에게 수학은 상당히 사랑스러운 학문이라고 ....

  내가 좋아하고 좋아하는 만큼 표현하고 노력만 하면 수학도 날 사랑해준다고 알려줄수 있을까?

 

  어머님도 많이 포기를 하셨는지 나에게는 MH가 수학을 평균정도만 할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평균"이라.. 

  평균이전에 신뢰문제가 우선하는것 같은데 가능할까?

  내 눈도 안마주치고, 가뜩이나 대답도 없으면서 수학도 싫어하는 아해에게 난 함께 해보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어렵다. ㅠ.ㅠ

 

  내 생각은 MH가 우선은 과외를 하지 않고 마음의 자유만이라도 먼저 찾았으면 좋겠는데

  어머님은 삼개월정도 쉬었기 때문에 괜찮을거라고 하신다.

 

  내가 원하는 상태가 아니다. ㅠ.ㅠ

 

  테스트 받기 싫다고 할 때, 그때 안한다고 했어야 하는데.. 어짜쓰까.

 

  우선은 MH를 위하여 아주 사랑스러운 문제를 준비해야 할테고,

  쉬운문제와 접하게 하면서 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는게 답일테지만

  문제고르는것도 일일것이고.. 따라온다는 보장도 없는데 ... ㅠ.ㅠ

 

  MH가 나에게 삽질의 고통을 안겨주지만 않았음 좋겠다.

 

                                                                                                          d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