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의 아쿠아로빅
생애 처음으로 해보는 아쿠아로빅
퇴근후에 좀 여유롭게 가볼까 했더니 수서역에서도 조금은 걷는시간이 필요했다.
다섯시 이십분쯤 출발하면 대략 5시 50분쯤에는 수영장에 들어가서 준비운동할시간은 된다는것은 어제 확인했고..
여섯시부터 여섯시오십분까지인데 한시간도 안되는데 무슨 운동이라고 했던 내 선입관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시작한지 십오분쯤 지나서는 대체 몇분이 지난건가 하는 마음으로 시계를 보고 되더라.
대략 40명의 인원이 수영장에서 대략 줄을 맞추어서 빵빵하게 터지는 음악과 강사쌤의 구령소리에 맞추어서 나름 운동을 한다.
40명의 대상자중에서 3/4이 어르신들이다. ^^:;
처음으로 해보는 아쿠아로빅이라 수영복갈아입고 수영장으로 들어가니 다들 어린이풀에서 몸을 풀고 계신다.
큰 수영장에서 레인줄을 걷어내고 드디어 시작이다. 물속에서 구령소리에 맞춰서 앞으로, 옆으로, 뒤로 걷기도 하고 발차기도 하고.. 손도 휘저어보고.. 음악도 나와서 그런지 도통 물속의 움직임을 알수는 없지만 뭔가 신나는 분위기이다.
물속에서 춤추시는 어머님들도 계시더라는.. ^^;;(근데 폼은 꼭 관광열차 춤이다.)
한시간이 지난후 샤워실에서 줄서있는데 옆의 어르신이 한마디하신다.
"애기엄마.. 수영복입으니까 만화주인공같다.."
허걱.. 애기엄마아닌데요..라고 말씀드릴까 하다가 말았다.
어차피 몸매야 나긋한 처자몸매가 아니므로 설명길어질듯하니 그냥 애기엄마 하지머.. 하는 마음으로 네.. 이러면서도 궁금했다.
만화주인공..?? 첨듣는소리인데..
궁금한 마음 바로 풀어주시는 어르신..
"내가 어제 손녀딸이랑 DVD를 봤는데 거기 나오는데..
곰이 날라다니면서 쿵후를 하는데.. 아 참. 팬더구나."
들어보니 쿵푸팬더를 말씀하시는듯.. ㅠ.ㅠ
수영복을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입으면서 수영복의 모양을 처음 봤다지만 그래도 이상한 모습은 아니길 바랬는데
수영복입고 모자쓰고 안경(아쿠아로빅은 수경을 끼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낀 모습이 팬더랑 닮았더란 말이냐..
그러시더니 옆의 어르신까지 합세하신다.
귀엽잖아. 팬더는 중국에서 봤는데 만화에서 보는게 더 귀여워.
아무래도 이 어르신들은 앞으로 나를 보면 "안녕 팬더"이러실듯하다.
애기엄마소리도 당황스럽고, 수영복입은 팬더도 쇼크였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온몸이 쑤신다.
오랫만에 운동이란걸 하니 몸도 적응이 안되었던 걸까?
우리집 이여사 헬쓱해진 얼굴 보시더니 올 여름에는 미니치마 입는겨?라고 한마디 하신다.
그래요. 저도 팬더보다는 미니치마가 좋지요..
팬더가 미니치마를 입는 꼴만 되지 않으면이야 무엇이 문제이겠습니까~ ㅠ.ㅠ
어서 나긋한 처자몸매를 만들어 애기엄마소리는 듣지 말아야겠다.
수영복만 입으면 팬더되는 d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