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날.
하나.
아는 교수님이 코딩작업(프로그램돌리기전에 원하는 항목 수치를 가지고 와서 프로그램에 맞게끔 배치하는것)을 부탁하셨다.
논문의 결론부분이 남아있는데, 프로그램의 결과가 이상해서 보니 수치들이 중구난방이었다며 한숨 푹 쉬시며 해본넘이 낫지 않겠냐는 말에 홀라당 넘어가 작업 시작한지 딱 일주일째다.
이주안에 끝내야 한다는 말씀에 바짝 긴장했었는데 의외로 빨리 끝났다.
결과물을 보내드렸더니 돌아온 것은 교수님 표현을 빌자면 얼마 안되지만 밥이라도 사먹으라며 통장으로 보내주신 돈과 칭찬이다.
둘다 내가 좋아하는거라 마음이 뿌듯해졌다. ^^
둘.
작년에 연구원에서 무릎담요를 나눠줬을때 "뭐야~"이랬다가 정부의 에너지절감시책의 일환인줄 알고 기겁했던적이 있다.
물론 에너지는 아껴써야 하겠지만 박사님들의 표현으로 "손이 곱아서 글이 안써지는" 지경에 이르면 에너지 효율보다 "머리의 효율"이 떨어지는걸 걱정해야 하는데.. 어제는 직원들에게 "손난로"를 하나씩 나눠줬다. 무언가 나눠주면 좋은게 아니라 왜 나눠줬는지를 생각해야 하는 우리들..
혹시.. 했던 우려는 역시로 나타나서.. 오늘 아침부터 오들오들 떨면서 일하고 있다.
외투입고, 무릎담요 덮고.. 혹시나 손이 곱아서 글이 안써지는 사태를 방지하고자 나눠준 손난로는 포장을 뜯지도 않고 저리로 던져놓고
기력딸려서 맹하니 앉았다가 일하다가.. 그러고 오전을 보냈다.
점심먹으러 나간길에 친구랑 이야기하다 왜 곰이 겨울잠을 자야만 하는지를 이해하고 돌아왔다. 아.. 오늘 대박 춥다.
셋.
연말연시에 착한일 한것도 없고.. 뭔가 좀 하긴 해야되는데 하는 마음으로 사랑의 연탄나르기를 신청했다.
but, 허구많은 날중에 그날이 내일이다. 낼 춥다던데.. ㅠ.ㅠ
연구원에서 젊고 씩씩한 연구원들이 많이 출동하는고로 힘은 많이 안써도 될것같지만 아무래도 내일은 모자, 목도리, 장갑, 두툼한 옷까지 풀세트로 입고 출근해야겠구나. 연탄나르기. 참 오랫만에 해보는 일이다.
넷
바쁜일이 대략 끝나고 나니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 말랑한마음이 날씨에 꽁꽁얼지 않았으면 좋겠다.. ^^:;
d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