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경주에서 황태가 되었다.
매년 겪었던 일이라고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외로움은 습관적으로 찾아왔던걸까?
아님 제정신을 유지하는 날이 많다가 가끔 세뇌시켜온 정신을 놓을때 마주치게 되어 있었던 복병의 일종이었을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또 다시 찾아온 외로움증.
허허로움에 무기력증까지 동반해서 찾아온 연말증후근은 13월이라고 나에게 세뇌시키며 부산하게 움직였던걸 비웃기라도 하는양
강력한 외로움을 동반했다.
크리스마스의 여행인솔은 매년 해왔던 연례행사였는데도 마음가짐이 이 지경이니 잘 될 수 있으려나?라는 걱정반과
오랫만에 하는 여행인솔이라 감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았을라나?하는 근심반으로 시작이 되었다.
1박2일의 경주와 안동 여행 인솔..
내마음속의 복병을 걱정했는데 막상 복병은 30년만의 한파와 함께 시작된걸 보면 확실히 세상 모든일은 내가 추측한바와는 다르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의 역사마을인 경주의 안동마을과 안동의 하회마을을 메인주제로 잡고, 경주의 주요요적지를 낑겨넣고, 안동의 병산서원까지 아우르는 한마디로 말하면 "줄기차게 설명하고 이야기해도 할 말이 더 남아야 정상인" 그런 여행 스케쥴을 받아들고 출발했다.
계절에 상관없이 경주를 그리많이 다녔건만 참 춥더라. ㅠ.ㅜ
설명의 편의를 위해 여행지 현장설명에서 내가 맡은 파트는 아이들~ .. 첫코스는 그나마 경주박물관이라서 다행인데 아이들은 성덕대왕신종앞에 잠깐 서있을때조차도 날씨때문에 힘들어한다. 더군다나 아이들 학년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15명~ 화려한 팀칼라다.~ ^^
다행스레 박물관은 실내니까 무사완료. 두번째 코스인 양동마을.. 찬바람에 흙바람까지 날리는 양동마을을 오신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셨을라나? 무지몽매한 사람들(저녁 12시넘어 아무집이나 문열고 저벅저벅 들어가서 어랏~사람이 사네..하고 나오는 도통 답안나오는 사람들)의 덕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나서의 양동마을 인심은 변해버렸다.
종택들은 거의 다 문을 다 닫아놓은 상태여서 다같이 돌자~ 동네한바퀴 수준으로 돌고나서 다시 경주로 턴~ 야간투어 시작이다.
대릉원을 먼저 본후, 안압지와 첨성대는 야경투어로 남겨두었어야 할 시점인데 저녁을 먹을 식당의 위치와 걸어다니는 동선은 여여쁜 야경투어를 허락하지 않는다.
무조건 동선은 짧게, 오신분들 감기걸리지 않게.. 가 모토가 되어버리는 시점에서 경주의 마력은 조금씩 감퇴되어버린다.
설명시간은 자동적으로 짧아져버리고 그래도 떠든다고 얼어버린 입에서는 단내가 난다.
바람의 신과 함께 한 여행이었던게지..
영하의 날씨와 매서운 바람을 이기고 버스로 돌아오면 노곤함의 극치가 펼쳐졌던 여행에서 인솔사상 처음으로 여행지간 움직일때 졸고~ 또 졸고.. 냉동되었다가 해동되는 느낌이랄까? 아버님 한분이 농담을 던지신다. 황태가 되는게지.. 얼었다 녹았다.. 또 얼었다 녹았다..
그 황태 참 맛나겠다 싶어서 함께 웃어버릴때 들었던 생각. 그래~ 황태가 된들 동태가 된들.. 여행은 여행인게지. 또다른 추억이 있는 여행.. ^^
음식은 맛있었고, 함께 인솔했던 선생님들은 죽이 잘 맞았고, 몸은 웅크리고 다니셨지만 얼굴은 웃어주고 다니셨던 크리스마스 여행참가자 가족분들.. 그래서 여행이 끝난 다음은 오히려 추억이 되어버린 크리스마스의 경주여행.
8월의 행사에서는 더위때문에 힘겨워하고
크리스마스 행사에서는 추위로 황태가 되어가는 느낌을 받은 경주.
올해 두번의 힘겨움을 줬어도 경주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고장으로 인지되는걸보니.. 경주사랑인게지... ^^
사람도 그런걸까? 몇번의 힘겨움을 줘도 매력적인 사람으로 인지되는 사람은 있을것이고
내가 힘겹다고 생각되는 그 지점에서 놓아버려도 미안하지 않을 사람도 있을테지. 오랫만의 인솔에서 또 하나를 배워버리는 습득력~ 좋구나~
일출행사 인솔은 안하기로 했다. 추위로 굳은 몸이 풀리려면 두주는 넘어줘야 할 것 같은 내 몸에 대한 예의도 지켜주고, 여행지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굳이 마주치면서 마음상해하지 않기로 결정해버린날. 마음이 가벼워서 좋다.
날 추우면 뜨뜻한 방에서 책이나 뒤적이며 자다, 깨다, 먹다를 반복하며 당분간은 나에게 충실해지기를... 바라고.. 또 바래본다.
오랫만에 보내온 지우의 편지중 "만나야 될 사람은 꼭 만나게 되지. 사람에 대한 인연은 기대하지도 실망하지도말고 그대의 길을 가"라는 문구와 "Don't Worry~~ Be happy"를 되뇌이고 또 되뇌어보며.. d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