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알아가기
예전에 홍순민교수님의 우리궁궐 이야기를 사서 정독을 한다고 생각하고 몇번 읽은적이 있었다.
나름 잘 읽었다고 생각했건만
교수님의 두번째 강의까지 듣고 책을 다시 보니, 보이는 지도하나와 사진 한장마다 다시 보이며 새로운 책을 보는 듯한 느낌.
어랏. 이 책을 읽었던건 내가 아닌 동수였던것이냐.. ㅠ.ㅜ
산줄기와 강줄기가 어우러져 산줄기와 줄기 사이에 강의 영역(수계)이 존재하여 산줄기 강줄기가 만나 소담스럽게 피어나는 고장들.
과제로 백두대간과 정간, 정맥을 그려보고 옛날의 주요도시를 7개이상 표시하라고 하셨을때..
산의 위치를 지도에서 찾아 확인하고 한점한점 표시해서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연결시켜 대간을 완성하고
대간에서 자연스레 뻗어나가는 정맥을 완성해보고, 강줄기도 표시해보니 옛날의 고장들이 자연스레 나타난다.
아. 과제에는 이유가 있구나 혼자서 끄덕끄덕.. (흠.. 바보더냐.. 이유가 있으니까 시키셨겠지)
산경표를 그려오라고 하셨을때, 시껍했는데 하다보니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가.. 서울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
백두대간에서 뻗어나온 한북정맥의 끝자락인 북한산의 남쪽, 한북정맥과 한남정맥사이에 존재하는 한강수계의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비로소 한강이 되어 서해로 흐를때 그 한강의 북쪽에 자리잡은 고장인 한양.
요약하자면 "북한산의 남쪽이요, 한강의 북쪽지역"
간지를 사용하여 갑자년, 을묘년을 하나하나 따져보며 회갑과 환갑의 의미를 발견했을때의 신기함.
수업시간 끝자락즈음에 근대 초기의 사진자료들을 슬라이드로 보여주셨는데 사대문과 소문(小門)들의 모습이 도성의 문답게 존재의 이유를 가지고 우뚝서있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짠해졌다.
지금은 제대로 그 자리에 문답게 서있는 문들이 없는 까닭에서였는지..
같은 공간에 살고 있어도, 시대가 다르다는 이유로.. 어쩌면 살아가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달라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가 단절된듯한 느낌.. 그리고 복원이라는 명칭하에 벌어진 시대감각의 차이들을 확인하고 있자니 먹먹해지는 마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고 애정을 가지게 되면, 같은 공간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풍요로워질수 있으려나?
우리땅에서.. 한양으로.. 그리고 도성으로.. 궁궐로.. 교수님의 강의를 따라 나도 그시대로 점점 빨려들어간다.
석회암 동굴에서 석주가 만들어듯이 보이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한 마음이 달라지는 느낌.
이 느낌이 참 좋다.
20110112 d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