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이별 그리고 약속
길게는 작년 9월부터, 짧게는 올해 1월부터 역사수업을 했던 5학년 친구들의 한국사수업이 올해 12월부로 종료됩니다.
처음만날때 서로간의 낯설음이 몇달이 지나면서 익숙함으로 바뀌어지고, 일상의 생활들을 말하고 정겨워져서 수업때가 아니더라도 궁금해지는데 말이지요. ^^;:
세계사로 가는 친구들도 있고, 한국사를 끝으로 이별을 하는 친구들도 있어서 마음이 좀 심난했나봅니다.
12월 수업시간에는 안하던 훈계 비스무리한걸 하는걸 보면 말이지요. ^^::
첫째주부터 오학년 녀석들의 수업을 정리하며 연표를 그리고 안하던 훈계를 좀 늘어놓으며 이별을 했습니다.
만날때는 그 소중함을 모르다가 익숙해질 무렵에 만나게 되는 이 친구들의 자리가 참 컸구나 싶어요.
한달에 한번씩 만났던 작은 자리였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크는 모습, 마음이 성장해가는 모습, 서로간에 적응해가며 색다른 표현법과 친근함을 가르쳐주던 친구들이 어느새 마음속에 큰 자리를 만들어버렸나봅니다.
수업을 하면서 물어봤어요.
"역사수업이 도움이 좀 되긴 했어?" 대놓고 물어보는 말이라 그런지, 한국사의 마지막자리라 그런지 아이들의 말은 늘 같습니다.
"네~~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같은 답을 들어도 뻘쭘할터인데 띵가는 아이들의 말과 마음이 기특하기만 합니다.
늘 좋기만 했겠어요? 싫기도 했을테고 주말에 놀고싶기도 했을텐데 말이지요. 가끔은 책읽어오라고 달달 볶는 띵가가 밉기도 했겠지요.
그래도 이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이쁜 웃음을 지으며 씩씩하게 해주는 말인걸요.
아이들과의 이별도, 가끔 아이들을 픽업하러 오셨던 부모님들과의 이별도 만날때 만큼이나 아직은 낯설고 어색합니다.
아마도, 일주일에 두번 수업을 알려드렸던 문자메세지를 보내기 위한 새로운 주소록을 작성하기 시작하면 그때서야 더 많은 실감을 하겠지요.
아이들과의 추억을 만들었던 시간이 소중한 만큼 그 다음의 인연도 소중하게 이어나갈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아이들이 그러던걸요.
주말에 박물관에 오면 띵가쌤 볼수 있다고.. 1층에 없으면 2층 어디, 2층에 없으면 3층 그곳에 있는거 안다고.. ^^;:
그말을 해주는 아이들이 고맙습니다.
수줍은 미소를 보여주며 멋쩍게 이야기하는 이 친구들만의 또다른 위로이자 약속일거여요.
이 친구들과의 수업.. 제게는 소중한 만남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늘 건강하시기를 d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