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ing's daily/diary

출근하면서..

ddinga 2012. 2. 23. 09:02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시간은 늘 6시 45분이다. 4호선과 2호선 8호선을 갈아타고 한시간 5분정도를 이동하면 회사에 도착.

8시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하지만, 업무의 특성이 조금 바뀐후로는 퇴근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시차제를 이용하면 자동적으로 이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장거리 여행의 여독보다 출퇴근 만원 지하철의 피곤함이 더 크기 때문인지 바꿀 생각도 들지 않는다.

 

오늘은 모처럼 10분정도 일찍 집을 나섰다. 궁금해서.. ^^;:

6시 35분에 집을 나서 지하철에 도착하니 6시 43분. 더 할랑한 지하철에 앉을자리까지 있다. 오홋~

4호선도 앉아서, 2호선도 앉아서, 8호선도 앉아서 출근해보니 몸은 더 개운해진다.

들고다니던 책은 스마트폰을 산 이후로는 손에서 없어져버렸는데, 눈이 피곤해진다는 느낌이 강해져서인지 몇일전부터 다시 책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읽으면 빛과의 싸움인것같은데 종이책은 글씨가 작건말건 눈이 편안해지는 느낌. 그리고 뿌듯함까지.. ^^;:

 

어제부터 손에 잡은 책은 조조평전. 예전에는 손이가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책을 선택했다면 요즘은 역사수업의 절반이 세계사팀인지라 의도적으로 나라별 시대별로 책을 순서대로 읽는 점이 신기해지기는 하다.

 

<조조평전> 앞모습은 핑크빛로망이다.  버뜨.. 이책 상당히 무겁다. 들고다니던 책의 두께와 비교하면 두배약간 넘는 두께~

 

이문열 삼국지, 나관중 삼국지, 황석영 삼국지를 읽으며 나오는 인물에 매료되고 안타까워하며 저런 나쁜넘이~ 하면서 감정이입도 많이 했었는데 유일하게 조조에 대해서만은 좋은 감정이 들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항상 궁금했었다.

평가절하되게 쓰여진건지, 내가 찾지 못했던건지..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해하기도 편한데 유독 조조는 나에게 늘 이해하기조차 싫어하는 인물이었던듯하다.

 

싫으면 싫은거지 하면서 지나왔는데 마음의 변화랄까.. 수업을 듣는 아이들에 대한 의무감이랄까.. 무언지 모를 이유가 조조에게로 나를 이끈다. 인물이 싫어도 책이 무거워도 의무감만으로는 읽혀지지 않을텐데 신기하게..   읽혀진다. ^^::

 

무슨일이 있었던게냐.. 띵가. 

마음속의 대격동이 사라진게냐. 아님 시작하려는게냐...  나도 궁금하다는거지.

 

한시간동안 책을 읽으며 온 출근길 시간. 그리고 이런저런 상념들..

예전의 좋은 습관을 찾아가는듯해서 뿌듯하고, 시간을 조율하는 힘이 생긴것같아서 기분이 좋았던 아침시간의 한자락~

 

조금씩..  익숙함에 대한 연습을 하고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캔디형은 안우니까 웃어야 해서 버겁고

외롭거나 슬플이 없다는 것도 감정을 죽이는 메마른 인간형같아 싫고

외로우면 외로운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느끼는건 좋은데, 감정선이 바닥까지 가버려 싫고..

 

외로울때는 외롭게, 슬플때는 슬프게 느끼는 대신 너무 낮은 감정의 최저선까지 가기전에 다시 나를 끌어올릴수 있는 마음자리를 늘 원했었나보구나. 그 마음자리가 사람이라고 생각했을때가 오히려 행복했다는거..  지나고 나니 알겠더라.

 

외로움도 슬픔도 느끼고 나야 아닐때가 행복한걸 알아버리니 겪을일은 다 겪고 지나간다는 어르신들의 말이 또 생각이 난다.

나이드는겐가? 띵~  아님 이제서야 철이 들려는겐가..  

 

상념들이 떠다니는 목요일 아침..                   날씨도 차분하다..                        20120223. d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