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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ing's daily/diary

우리집 이여사님

 

  토요일날 엄마와 목요탕에 갔습니다.

  아주아주 오랫만의 일이라지요. ^^:;

  몸에 살이 좀 붙은 후에는 엄마와 목욕탕에 가는게 참 부끄러워집디다.

  몸을 보여주는게 부끄러운 것이 아닌, 손이 안닿는 부분을 말끔하게 씻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점점 나이들어가시는 엄마에게 밀어달라 하기도 애매하고 죄송해서 때를 밀어주시는 아주머니들에게 밀어달라고 부탁드리곤 하는데

  다르게 생각해보니 뭐하는 짓인가 싶더군요.

 

  엄마도 아줌마에게 밀어요..라고 말씀드리면 "돈이 얼마인데.."라는 답만 되돌아오고

  "에이.. 내가 낸다니까.."라고 말씀드리면 "그냥 돈으로 줘.. 나야 이틀에 한번씩 목욕탕오는데 밀 때도 없다" 이러시는데

  그렇다고 나이가 들어가는 엄마는 혼자 본인의 때를 미시고, 젊은 딸은 아줌머니의 힘을 빌리는 일이 피하고 싶은 일이 되어버렸나봅니다.

 

  작년에 기타의 비용(교통비와 잡비)로 너무 많은 돈을 쓴 걸 알아버리고 반성중인 딸은 오랫만에 큰 결심을 했습니다.

  "나도 손있고 힘은 남보다 더 넘치니 내 몸도 내가 씻자~"

  아.. 오랫만에 "나도 손있고 힘있다"를 주장하며 목욕탕에 가시는걸 하나의 낙으로 생각하시는 이여사님과 오랫만에 함께 목욕탕에 가서 온갖 희안한 엄마의 목욕용품에 대해 감탄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목욕을 끝내고 나갈준비를 하던 우리집 이여사 갑자기 벌떡 일어나시더니 다 씻어놓은 때타올을 들고 어디론가 가십니다.

  머리감다가 샤워기 들고 어디로가시나 눈으로 엄마를 쫓고 있는데

  머리가 하얀 할머니 앞으로 가시더니 잠시 이야기 나누시더니 할머니 등을 문질러드린후에 개운한 표정으로 돌아오십니다.

  할머니 혼자 오셔서 때 미시는게 걸리셨던가 봅니다.

 

  머리감다가 샤워기들고 눈으로만 엄마를 쫓던 딸은 큰 쇼크를 받았습니다.

  그런건 제가 먼저 생각해야 하는 일이었을텐데요. 목욕탕가서 연세드셔서 힘이없으신 분들을 보면 제가 먼저 등밀어드릴까요?라고 말해야 되는게 지극히 정상적인 일인데.. 저는 사실 아무생각이 없었거든요.

 

  다시한번 제 생활과 욕심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큰 힘이 드는것도 아니고, 단지 마음으로 둘러보고 조그만 신경을 쓰면 여럿이 더 행복해질수 있는 일이 많은데 말이지요.

 

  반성보다는 앞으로 잘하자~를 외치면서 우리집 이여사님의 맑은 기운을 존경해봅니다.

  아마 제게도 그 기운이 있을거여요~~~!!! 발굴!!! 발굴!!!!                                                            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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