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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ing's daily/diary

상념

아침일찍 출근하면 사무실은 느슨한 분위기다.

얼음동동 커피를 머그컵 한잔 가득만들어 옥상쉼터로 올라가서 직원들과의 수다시간.

유일한 수다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터..

 

오늘의 화제는 오세훈시장의 주민투표이야기다.

이래저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듣고 있노라면 문득 내가 아이들과 수업하고 있는 역사시간이 떠오른다.

분석력이 뛰어나고, 어떤 것에 대해 많은걸 찾아보고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많은 것을 일깨워주며 대화의 즐거움이 살아난다는걸 느껴서일까? 아니면 그 반대적으로 역사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일방적인(?) 수업을 하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한 힘겨움때문일까..

 

조선시대를 이야기하면서 어쩌면 내가 가장 힘들어 하고 있는 부분은 내 마인드를 삽입시키지 않고, 객관적으로 정규과정에 맞추어서

이야기를 풀어야만 한다는 압박감일게다.

야사를 배제하고, 말하는 이의 주관적인 역사관을 배제한 정사론적인 수업은 가끔 나를 지치게도 하고, 아이들도 지치게 한다.

(정사수업은 그닥 재미있지 않은건 사실이니까.. ^^;:, 그리고 워낙 분량이 많아 현장체험도 힘든판이라 재미없을만.. ㅠ.ㅜ)

버뜨, 아직 많은 이야기들과 책을 접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어떤 주관이 이입되어 수업을 하다보면 아마도 처음 듣는 이야기인만큼

아이들에게는 커다랗게 작용할게 뻔할터. 나는 나를 늘 자제시킨다.

 

이제 근현대사의 시작이다. 늘 피해오고싶었던 근현대사가 가까와올수록 내 이성은 내 감성을 더 자제시키고 마음은 점점 더 불편해진다.

누가 잘했는지, 못했는지 결론을 내리고 싶어하는, 흑백론자인 아이들과의 수업.

중도는 없는 수업에서 좀 더 많은 책과, 좀더 많은 자료를 준비해도 아이들의 이야기는 좋은넘~아니면 나쁜넘이 많기 때문에

늘 수업을 진정시킨후에 한마디를 건네본다.

하지만.. **도 이해해볼수 있지 않아?라고..     이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또 다른 힘이 되어보기를 늘 바래본다.

 

연산군과 광해군이 왜 쫓겨났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면서 아이들이 건네는 말 한마디.

연산군은 폭군이잖아요..   근데 광해군도 폭군이었나요?라는 질문들..

그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해주면서 차이점과 그시대 지배세력과의 불협화음을 이야기해주고 대략 넘어간 이야기들..

 

헌데 또 나올 이야기..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의 이야기..

 

아하. 바로 오늘 저녁이구나. 학원수업하는 아이들에게 해 줄 이야기들..

흥선대원군 집권기까지 이야기를 했으니 그 10년의 시간이 지난후의 개항부터 마구 뒤섞여서 무언가를 잃어가는 한숨어린 시간들은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한숨을 같이 쉬게 된다.

 

다시 숨 한번 고르고..  오늘은 을사늑약까지 부디 잘 갈수 있기를..   그리고 아이들이 부디 이해해주기를...

가지지 못했고, 경험이 없어 사방이 모두 적이었던 조선의 아픔을..

무언가를 해도 막히고 슬펐던 이야기들을.. 그리고 지배세력의 오만과 편견으로 더 힘들어했던 다수 백성의 아픔들을..

 

휴우.. 그러고 보니 드디어 동학농민운동이 나오는구나. 

 

다른 아픔에 묻히어 슬렁슬렁 이야기들이 넘어가기를.. 바래본다.

                                                        

                                                                         요즘 기력이 딸리고 아프다.아프다 했더니 이부분이었을라나?  20110825  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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