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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ing's daily/tour story

2011년 6일의 가을휴가를 마치고 나서.. ^^

 

오랫만의 휴가를 어디에서 보낼까 하다가 몇년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스쿠터로 제주도 돌아보기를 실행하기로 했다.

작년 8월말에도 지우들과 제주도를 갔었지만 타보고싶어~타보고싶어만 이야기하다가 그냥 돌아왔던게 못내 아쉬웠던지 이번에는 그냥 혼자서 가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혼자만의 오롯한 여행도 13년만이로구나. ^^ 아하하하..

 

참 이상도 하지. 휴가를 내고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스쿠터를 예약하고 나서는 처음타보는 스쿠터에 대해서도 겁이 생기지 않는다. 간이 커졌나.. 라는 생각에 잠시 흐뭇해하고 숙소도 먹거리도 혼자간다는 뿌듯함에 가서 해결하자로 마음먹고 운전면허증만 챙겨두었다. 스쿠터대여조건은 딱 두가지였다. 운전면허증과 자전거 운행 가능자.. ^^

 

9월 29일 목요일..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서울을 뒤로하고 도착했던 제주도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

제주도에서도 그날 서귀포쪽은 쏟아졌다고 하는데 한라산이 중앙에 있어서인지 한라산 이쪽저쪽의 기후가 늘 다르다고 이야기해주신다.

덕분에 여행내내 비는 맞고 다니지 않았던걸 감사히 생각하는 마음만 몽실몽실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스쿠터대여업체에서 픽업을 나와주신다. 업체에 도착해서 이런저런 각서(서류인데 어째 각서처럼 느껴지는 싸인의 만발이여.. ㅠ.ㅜ)에 싸인하고 돈내고 헬멧고르고 교육장에서 교육20분받고 출발했다. 제주도를 동그랗게 도는 1132번 도로를 따라가다가 해안선이 나오면 무조건 들어가는 일명 바다와 함께 하는 스쿠터여행.

평소의 소심함과 대마왕겁쟁이 기질이 나타나기 시작한 여행. 조심조심 차조심, 사람조심, 내몸조심.. ^^

 

제주도에서 3박4일의 일정이다.

그 일정중에서 사진기를 꺼내든건 이틀이 지난 후..  혼자갔기 때문에 저녁에 머하냐.. 라는 걱정도 싸그리 없어졌다.

야간운행은 안하기때문에 어둠이 오기전에 숙소만 잡고 머좀 챙겨먹고(먹을게 마땅하지 않아서 혼자서 숙소만 잡으면 하루에 한끼 고기구워먹었던 제주도일정. 지금생각해도 웃긴다. ㅋㅋ) 저녁바다나 그근방에 있는 올레길 좀 답사하고 숙소에 들어오면 그냥 골아떨어져버렸다. 긴장해서 그럴꺼다. 바람, 돌, 여자가 많아 삼다라고 불리는 제주도에서 그 삼다를 처절하게 느껴버려서였나? 바람이 하도 불어서 스쿠터가 밀리는걸 느끼면서 내 몸무게에 감사해하고, 해안가에서는 현무암과 어우러져있는 모래와 해안선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긴장풀러찾아들어간 목욕탕에서는 씩씩하신 제주도 여성분들에게 반하고.. ^^   사진기보다 내 마음속에 한컷 한컷 아름다움과 자유로운 마음을 담아 돌아왔다.

 

이틀후에야 비로소 사진기 꺼내들고 찍었던 바닷가의 한 장면.

 

 

삼박사일동안 나와 함께 했던 분홍색의 미오 스쿠터

 

 

하늘과 바다와 현무암.. 그리고 한산한 도로의 풀들..

 

그나마 햇볕이 좀 덜 따가울때는 쉬기도 하고..

 

 햇살이 강할때는 군데 군데 마련된 운동장비들이 있는 곳에서 몸도 풀어준다.

 

오랫만에 해보는 셀카. 사실 저 손수건은 공기때문이 아닌 바람때문이었다. 바람이 어찌나 불던지 앞에서 부는바람에 숨이 막힌걸 경험한후 내린 특단의 조치. 이러구 다녔다. ^^

 

 

여기에도 사람들의 마음이 오롯하게 담겨있다.

 

무슨 꿈들이 각자의 다른 사연으로 여기에 이렇게 모여있을까..

요즘 힘들어하는 지우녀석의 소원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나도 한켠에 조심스럽게 돌한조각을 올려놓아봤다.

 

 

에머럴드빛의 바다..  미친듯이 바람이 불어와서 숨쉬기조차 힘들때면 잠시 쉬면서 발자국찍으면서 돌아다니기.

"참 혼자서도 잘논다"

 

 

첫날의 민박도 바다가 보이는 침대방이어서 좋았는데 사흘째는 민박대신 함덕해수욕장의 비치스토리호텔이다.

요즘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하는 숙박업체인 굿스테이 마크가 있으면 거의 안심하고 들어간다. 가격도 서비스도 참 훌륭하다.

 

제주도 일정말고 부산일정도 잡아놔서 6일간의 여행인데 바이크여행이라 짐을 조촐하게 싸야했는데 줄일건 옷가지밖에 없었다. 빨래방이 어디있는지 여쭤보니 세탁에서 건조까지 해주신다. 너무 고마워서 홍시를 사다드렸다. 세탁비는 안받으시니 정말 미안하면서 감격해버린 숙소.

 

함덕의 해안가를 줄구장창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4일째 되는날 드디어 스쿠터를 반납하러 가는 중에 만난 국립제주박물관

여행지는 한군데도 안들어갔는데 이곳은 나를 땡긴다. 가는길도 알아봐야 하고 나름 휴식을 취하기 위해 들어간 박물관

 

 

제주도 박물관은 처음이다. 풍광도 제주도스럽고 하루방도 두손모아 나를 반겨준다.

 

어서오십시요의 제주도 방언인 혼저옵서예가 어째서 혼자 왔느냐로 보이는걸까.. ^^ㅋㅋ

 

특별전으로 상형토기전을 하고 있다. 얼쑤~~~

각 박물관에 흩어져있던 유물들이 이곳에 하나의 주제로 어우러져있다.  

 

 

 

아하. .국보91호인 말탄사람 토기도 비행기타고 제주도에 왔나부다. 근데 또 하나의 토기는 중앙박물관에서 안왔나부다.

91호 토기는 두개여서 아이들과 유물을 볼때 늘 비교하면서 관찰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후레시를 터트리지 않고 사진을 찍는건 나에게 고난위기술이다. 이 토기는 리움박물관에서 온것인지 처음보는 토기라 한컷~

 

3박4일의 제주도 일정을 끝내고 부산으로 출발했다. 마음가득히 바다와 바람을 담았으니 한동안은 그 마음만으로도 행복할수 있기를..

 

이틀의 부산의 일정은 단순했다. 해운대에서 놀기. ^^

하루는 혼자지내면서 놀고, 마지막날은 시내가 내려와서 함께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지냈다. 일명 호텔뽕뽑기~ ^^

파라다이스호텔의 모든 부대시설을 이용하고 여자노천탕에서 줄구장창 놀다가 그거도 모자라서 다음날도 노천탕에서 발가벗고 바람느끼기를 실행했더니 마음은 더 자유로와진다. 날씨도 적당하고 시내의 표현대로라면 쫀득한 베게에서 파도소리와 함께 숙면을 취하는 기쁨도 컸던 여행. 베개가 너무 마음에 들어 가격을 알아봤더니 거의 이십만원한다. 두개베고 잤으니 사십만원짜리 베개를 베고 잔건가 싶어서 마구 웃어버렸다. 그전날 시내와 더파티프리미엄에서 거한 뷔페를 맛나게 먹어줬더니 아침에는 배도 고프지 않고 그 기운으로 또한번 싸우나가서 발가벗고 놀기를 실현한후에 착한 지환이가 끊어준 쿠폰으로 달맞이 고개에서 스파게티와 스테이크 와인을 즐긴후 문텐로드를 낮에 걸어본다.

파도.. 소리..   그리고 할랑해진 마음에 무엇이든 못할쏘냐~가 생각이 나고 여행의 끝자락에서 함께 해준 시내때문에 더 행복해졌다.

 

5시 ktx를 타고 두시간반만에 서울에 도착해서 시내가 꿀맛이라며 칭찬하던 아사히 전문점에 가서 여행의 마무리.

 

5박6일의 여행은 나에게 되돌아봄과 나아감을 제시해주는 여행이었다.

 늘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오는 모든걸 해보고, 좋던 싫던 열심히 즐겨보기. 그리고 감사해하면서 살기.

 

저녁에 해운대를 거닐다 시내가 아이폰을 찍어준 사진.  이 한컷의 사진이 참 좋다. ^^

 

 

 

 

                                                                                                   5박6일의 2011년 휴가.         20111006  d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