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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ing's daily/diary

생일

 

   생일이 하루 지났다.

   나름 먹을만큼 먹은 나이여서 그런지 생일에 대한 감흥은 거의 없었고

   요즘 고민하던 것들에 대한 반등으로 생일을 핑계대고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기억에 많이 남겠구나 싶어 부산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이름하여 "생일빙자 초절정 호화판여행" ^^;;

  

   혼자 떠나자고 생각한 여행이었지만, 선미쌤이 쫓아와줬고 어쩌면 참 다행스러웠던 일이었던 듯 하다.

   함께 해서 좋은 시기가 있고, 혼자 떠나서 좋은 시기가 있을터인데 어쩌면 지금의 내 상태는  혼자 떠나기 버거운 시기일수도 있었을터이니..   선미쌤께 감사한 마음.. ^^  선미쌤~ 큰 선물 주셨구려..

 

   And

   기억에 남는 생일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지만 2010년의 생일은 기억에 남는 일들이 하나둘씩 만들어졌다.

   재희오빠의 표현대로라면 "존재함으로해서 주변에서 일이 터지는 다이나믹한 스타일의 아해"기 때문일까?

  

   첫번째 일은 "역사기행 취소자"가 생일날 대거 발생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일을 핑계대고 확정을 지어버렸다. 스터디쌤들 포함해서 열다섯명의 인원이 함께 하는 여행..

   1차 기행이 끝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4월에 번 돈 다 어디다 쓰냐 싶은 호기로움에 그냥 가기로 했다.

   잘한 결정이라고 계속 세뇌시킨다.  경주를 갈때마다 한번쯤은 생각해봤던 "소수의 인원으로 버스에서부터 오롯하게 경주에 대해 내가 짜놓은 이야기 순서대로 가보고 현장에서 하나하나 다시 짚어주고 싶었던 욕심"

   역시나 꿈은 이루어지는거 맞다. ^^

 

   두번째 일은 쓰기애매한 일이지만 사고수습건~ ^^:;

   생일이니까 용서해달라구 핑계대고 수습안된 일들을 수습해버렸다. 으갸가.. 아. 아직 한건남긴 했구나. -_-;;

  

   세번째 일은 사람..

   사람때문에 이러니 저러니 했던 5월이 무색하게 위안을 주는 것도 결국은 또 사람이 되어버렸다.

   신뢰와 애정은 쌓아왔던 시간에 비례한다고 믿었던 것에 대한 상대급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만난지 얼마안된 아해에게 얻은 위안과 신뢰감은 상당히 크다.

   마음이 주인몰래 돌아다니면서 상처받고 아파하고 허덕이고 있을때, 소소하게 꾸준히 챙겨주던 그 마음이 치료제가 되었었다.

   하지만 치료를 받으면서도 무서웠던게지.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일은 아니었으니까..  

   괜시리 치대고 징징거리게 될까봐 조절모드로 돌아서려다가 생일날 알아버렸다.

   그럴필요는 없다는 거..

   나는 내자리에..  그 아해는 그자리에 있으면서 힘들면 손내밀고 아파하면 위로해주고 머. 하냥 나만 힘들다고 투덜거리지는 않을테니까..

   적금식으로 이자까지 붙여서 내 마음속에 고마움을 쌓아놓고 있으면 될거라는거..

   까먹지나 맙시다요~!! 하고 웃을라나?

 

   네번째 일은 선물..

   어째 이번 생일의 선물은 약 종류가 쫌 된다.. ^^;;  

   아침에 출근해서 동준군한테 선물자랑 하는데 "그대 나이든거 맞다. 저거 다 먹으면 튼튼해지기는 하겠구나..  "  

   콧물주르르 흘리며 자랑질하던 나에게 위트넘치는 동준군이 한 말이다.  

   저 약 다 먹고 건강체로 다시 만들어지기를..   내가 나한테 바래본다.

   약받는 생일..   첨있는 일이지. ^^;;

 

   다섯번째 일은 꽃다발

   요즘 많이 미워했던 분이 보낸 커다란 꽃다발을 받았다. 내 나이 만큼의 장미꽃.. (내 나이만큼의 장미꽃은 받아본적이 없던거같은데..)

   그 장미꽃 사이사이에 꽂아있던 메모지와 하나하나의 글귀에 마음에 남아있던 미운 마음을 하나둘씩 버리게 되더라.

   끝까지 이쁜 분으로 남고 싶어하던 그 분의 소망을 들어드릴 때다.  노력할란다.

 

   6월까지 지속되면 어쩌나 했던 마음속의 어지러움들이 생일을 기점으로 후다닥 정리가 된다.

   여행이 약이 된건지..

   사람이 약이 된건지..

   꽃다발이 약이 된건지

   약을 받자마자 약발이 들어버린건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복합적으로 융화작용을 일으킨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두달사이에 그렇게 찾고 싶어하고 만들고 싶어했던 "내 마음의 평온"..     제일 큰 생일선물이다.

 

                                                                                                                                         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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