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12월은 이상하게 애잔스러웠다.
맑고 명쾌한 느낌이 아닌 항상 무언가가 부족하고 1년을 마감하는 연말로서 반성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
올해도 열심히 살았구나~ 수고했어..라고 나에게 위안을 주는 한해가 되었으면 했던 바램들..
하지만 정작 위안을 주었던 해는 거의 없어서 반성도 어설펐고, 위안도 안되었던 12월.
2010년이 유난히 힘이 들었던건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이었다.
내속에 내가 모르는 내가 너무나 많아 다른사람이 쉴곳이 없었던건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다름을 인정하자고 박박 주장해왔던 내 여유분의 한계였던건지
기대치가 별로 없었다고 생각했었던 것에 대한 벌이었는지
...............................
아니 어쩌면 누군가의 말대로 "먹고 살만해지니" 또다른 걱정거리를 자발적으로 안아버렸는지도 모른다.
사람과 마주치며 알아가는것보다 책에서 읽었던 사람들이 더 편했고, 숫자좋아하는 죄로 뭔 일이 생기면 10가지가 넘는 경우의 수를 나열하는게 취미이며, 소수의 사람들과 마음속을 뒤집어가며 이야기하는걸 좋아했던지라 떼로 모이게 되면 접대용 멘트만 시끄럽게 날리게 되었던 과정하며..뭔가 문제가 생기면, 시간의 흐름을 믿어보자며 재빨리 맡겨버리고, 시간을 벌었던 일하며..
정작 내가 내주어야 할것에 대해서는 방어로서 일관했던 시간들이 결국은 숙제가 되어 다시 나를 찾아왔던 2010년이었다.
숙제는 결국 해야만 하는걸 아는 나이기도 하고, 먼저 끝내놓는게 완전 속이 편하다는걸 경험으로 알아서인지
무슨일이 생기면 후다닥 끝내고 노는게 취미이자 특기였는데도
사람관계에서는 그게 잘 되지 않았다.
당연하긴 하지.. 혼자 하는게 아니니까.. ^^ 라는 위안도 잠시.
냅두면 뭐. 내 맘 어딘가에서 알아서 둥지를 틀겠지라고 바라봤던 나태함이 결국 내 성질을 못이기고 폭발해버린 11월이다.
카피문구처럼 맑고 깨끗하고 자신있게.. 가 꿈이었을까?
2000년도 즈음에 터졌던 큰 문제가 대략 정리되어 내 자신을 보니 결국 숙제로서 남아있던 사람과의 관계는 이렇게 뻥~ 터져버렸다.
터트리기도 하고, 다시 보기도 하고, 관계에 대한 생각도 해보고.. 11월을 그렇게 흘려보내면서도 마음한켠에는 불안감이 들었던게지.
조금 있으면 12월~ 아.. 연말이구나라는....
매년 되풀이되던 애잔함을 다시 느끼긴 싫었다.
12월 1일 자정을 넘기며 어린 지우랑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각인이 되어버린다.
무심코 이야기했던 13월..
결코 달력에 존재하지 않는 13월이지만 내 마음속에는 존재해야만 하는 2010년의 13월.
13월은 오늘부터다.
버거운 마음이 싫어, 더 이상은 내가 아닌것 같아서 이기심으로 마음의 칼을 뽑아들고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 정리했던 그 시간은 이미 흘러가버린 2010년의 12월이라고 생각하고 싶은거겠지.
아무리 어설퍼도 반성은 반성인거구, 되풀이되면 그건 푸념이고 투정일뿐이다.
마음도 묶어놓으면 집착이 되고, 집착은 관계의 변형을 가져오더라. 좀 더 자유스러워지면 너른 마음과 여유로움으로 또 다른 내가 되어 있을테니.. 나의 13월은 자유스러울거다.
13월의 첫날.. dding.
'dding's daily >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늘 새로운 마음으로.. (0) | 2010.12.10 |
---|---|
말랑말랑한 날. (0) | 2010.12.07 |
웅녀가 되기위해... 블러그도 잠시 쉽니다. (0) | 2010.11.24 |
춘천에 한번이라도 다녀오셨던 연인, 부부들을 위한 이벤트소개 (0) | 2010.11.16 |
이여사님의 김장 (0) | 2010.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