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상반기까지는 첫째, 세째 일요일만 수업을 했기 때문에, 수업을 하는팀이 네팀밖에 되지 않았고, 학년들도 서로 달라 제가 수업자체를 비교하는 일은 없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네째주를 빼놓고 역사팀을 다 받아보니 지금 꾸리는 팀이 9팀정도 되는군요. ^^;:
그중에 네팀(한팀은 초급4학년, 한팀은 고급4학년, 한팀은 올해시작한 5학년, 한팀은 고급5학년)빼고는 진도가 거의 같습니다.
어머님들은 급하게 빠지셨을 때, 들을수 있는 팀이 많아서 좋아요~라고 하시지만.. 사실은요.. 고백하자면.. 수업이 다 같지 않습니다. ㅠ.ㅜ
두째주에만 네팀의 수업이 있습니다.
문제는 두째주를 거의 한꺼번에 시작했기 때문에 진도는 비슷한데 수업내용이 조금씩 달라지는걸 제 스스로 느끼고 있다는것이지요.
그러다보니 다른팀에서 수업을 듣다보면 진도는 비슷할지언정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빠진부분도 있을테고, 먼저나가는 부분도 있기 마련입니다.
4월 두째주 역시나 끝내고 나서 진도나갔던 부분을 정리하고 있자니 조금씩 다 다릅니다.
다같은 고려를 나갔는데 수업내용은 왜 이리 다른 것일까요.. 팀별로 질문도 다르고, 아이들의 호기심도 다르고, 제가 이야기하는 스타일도 달라지는것인지.. 어떤팀은 지배세력 먼저 나가고. 어떤팀은 대외항쟁 먼저 나가고.. 어떤팀은 문벌귀족, 권문세족, 신진사대부에 대한 개념까지 다 끝내 팀이 있고.. 어떤팀은 권문세족과 문벌귀족을 헤깔려해서 문벌귀족만 강조한채로 권문세족은 나중에 설명하려고 제껴두고 나간팀도 있고.. ㅠ.ㅜ 어렵다구요??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를 보셨나요?? 교과서에 다 나오기때문에 제끼고 갈수도 없습니다. ㅠ.ㅜ
아이들의 질문은 더 심오해집니다.
광종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노비안검법과 과거제도를 시행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그게 왜 왕권강화인지, 노비안검법이 뭔지. 과거제도가 왜 왕권을 강화시키는 것인지 어쩌구 저쩌구 설명시간 25분이 걸려요. 그리고 성종을 설명합니다. 최승로의 시무28조를 설명하고 있자면..
교과서에 단원정리에 자리잡고 있는 "고려는 유교를 정치이념으로 하여 제도를 정비하고 나라의 기틀을 다졌다"라는 귀절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은 고려 이러면 "불교" 이러거든요. 그래서 성종이 유교를 정치이념으로 삼은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또 질문합니다. "유교가 뭐냐구요~~~~"
그래서.. 또 유교를 설명합니다.
그러다보면 원나라때 들어온 성리학과 신진사대부가 나옵니다. 아이들 또 묻습니다. 그 성리학은 또 뭐여요..
그래서 또 원나라 이전의 송나라 주희쌤이 주자로 부르던 사연하며.. 어쩌구 저쩌구 설명합니다.
이렇게 나가는 팀도 있었구요.
시작은 광종의 노비안검법과 과거제도였지만 조선시대의 과거제도와 비교되면서 음서제도로 확대되어 문벌귀족으로 쭈욱 연결되다 무신정변으로 넘어가는 팀도 있구요.
문벌귀족의 이자겸과 예종과 인종의 이야기를 하다가 아프리카 원숭이 이야기로 빠진팀도 있구요. 그러다가 무신정권 100년사를 휘리릭 정리하는 팀도 있었습니다.
아. 신진사대부가 나중에 하여가파와 단심가파로 나뉘어져 신진사대부의 하여가파와 이성계가 만든 조선을 이야기한 팀도 있었군요.
설명하는 시간은 즐겁습니다. 아이들이 적어도 솔직하게 궁금한걸 궁금하다고 말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수업이 될 수 있으니까요.
But 좌절감은 느껴지는군요. 여덟번째 수업이면 조선까지 대략 마쳐야 하는데.. 아직도 고려를 못끝내고 있으니 말이지요.
다음시간까지 두째주의 모든 팀들은 고려를 마칩니다. 빠진이야기도 다 다를것이며, 아이들의 질문에 따라 먼저 나간부분도 다 다 달랐지만..
적어도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들과 시대별 흐름들은 다 설명을 하고 조선으로 넘어갈거여요.
이젠 제 고민의 시작입니다.
아직도 정리가 안되어 널부러져있는 교재를 채워넣기 식으로 끝내버리고 그 진도에 따라가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요.
더 쉽게.. 더 재미있게.. 가 제 꿈입니다만.. 꿈은 꿈일뿐일런지.. 자꾸 수업내용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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