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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ing's daily/diary

"선생님~ 꽃구경은 남자랑 가세욧!!"

 

꽃피는 계절은 박물관에도 찾아옵니다.

아직은 중앙박물관 야외에 꽃들이 활짝피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 나무에서 꽃망울이 열리고 꽃들이 피기 시작하는걸보니 5월에는 꽤 볼만할거여요.

 

한시간반쯤 수업을 하고 나면 아이들은 슬슬 지치기 시작합니다.

집중력도 마냥 let's go~ 하고 힘을 발휘하지는 않거든요.

자기들은 떠들지도 않았는데 배가고파지는 시점이기도 하지요.

 

무얼 좀 먹고 노는데 정해진 시간은 한시간입니다.

대략보면 먹는데 삼십분. 노는데 이십분.. 수업했던 그자리로 돌아오는데 대략 10분정도 걸려요.

 

조금씩 피기 시작한 꽃들이 너무 보고싶은 띵가.. 한마디 합니다.

"얘들아~ 밥먹고 꽃구경가자.. 후원에도 가보고 어린이박물관 놀이터 근처에도 가보고.. 주차장근처에도 이쁘게 폈더라..'

 

뭐. 남들은 꽃구경한다고 부르릉 버스타고 이곳저곳을 갔다는 소식을 들은지라, 박물관에서 연짝 수업이 있는 저는 그렇게 잠시라도

꽃구경을 하고 싶었다지요.

 

그랬더니 네팀의 아이들 모두 저에게 한마디씩 하는데 내용이 똑같습니다.

꽃구경은 남자랑 가래요. ㅠ.ㅜ  

 

꽃구경 같이 갈 남자 없다고 말하는 저에게 아이들은 **초등학교 체육선생님하고 미팅하라고 합니다. 그 선생님 몇살이시더냐라고 했더니 스물아홉이래요. 음하하하.. 역시나 아이들은 나이를 헤깔려하는군요.

가끔 몇살이냐고 물어보는 아이들이 많아서 "띵가쌤은 늘 스물다섯이다"라고 머물고싶었던 나이 이야기를 했더니 세뇌가 되어 효과가 있었던걸까요? ㅋㅋ

 

그래도 착한 아이들은 그나마 꽃이 있는 곳 근처에 저를 앉히고 짐을 맡긴채 놀기 시작합니다.

허기사, 자기들은 무슨 꽃구경이 필요하겠어요. 본인들이 이미 꽃인데요. ^^;; 조금의 시간이라도 나면 친구들과 노는 그 시간이 무엇보다 더 소중할테지요.

아이들은 뛰어놀고.. 눈은 아이들에게.. 귀는 다운받아놓은 노래를 들으며..  가끔 한번씩 바라봤던 진달래.. 

다운받았던 노래는 "바람이 분다.. " ㅠ.ㅜ

 

아~ 그래도 봄의 꽃구경은 진달래와 다채롭지만 절대 자기들이 꽃인줄 모르는 아이들로만은 만족이 안됩니다.

아무래도 이번주중에 하루 날을 잡아서 바람이 불어오는 봄을 따라서 꽃구경이라도 가야할까부다..

그랬더니 바로 드는 생각~!! "띵가쌤~ 꽃구경은 남자랑 가세요..."라고 울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 으갸가가.. 저도 세뇌가 된 걸까요?

 

닿지않는 인연에 아파하던 마음을 접은지가 얼마되지 않았는데요. ^^;; 

그 마음이 시간과 함께 저 멀리 흘러가려면 아직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할것같은데요...

 

과연 이 오랜 기다림의 끝에 더딘 인연에 감사하게 될 날이 찾아오긴 하는걸까요?

 

                                                  아. 별생각이 다 드는 날이로군요. 봄인가봅니다. 꽃은 피고.. 바람은 불고 말이지요..

                                                  밥먹고 나른해서 끄적거리다 갑니다.                                                                 20110411 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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