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업무일지를 작성한다.
까막득한 일이지만 처음 입사하고 나서 업무일지를 적을때는 시간별로 적었었는데
조금씩 조금씩 바뀌더니(역시 역사는 조신히 이루어진다. 천천히..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말이지)
지금은 회사에 와서 하루동안 무엇을 했는지 적는 일명 회사 다이어리가 되어버렸다.
물론 15일마다 담당박사님에게 진실인지 아닌지 결제도 받아야 하고 본부장님, 실장님, 원장님에게 까지 보고가 되는 업무일지지만
가끔 생각한다. 다 보시겠어? ^^:;
하지만 그 업무일지가 평가의 한부분이 되어 성과급의 명목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난감할때가 종종 있다.
결제자체가 전자처리되어 편해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전자결제를 이용할 수 없는 결제서류를 들고 이리갔다가 저리갔다가
왔다갔다 정신이 없어도 그 일은 적지 못한다. (사람마다 다르다고는 하지만, 무얼로 적을것인가? 결제처리? 혹은 결제받으러 바빴음?)
또 자료 찾아보라는 일이 떨어졌는데 나름대로 경력발로 써핑을 잘한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포털을 다 뒤집어 엎어 세시간만에 발견했을때는 기분이 죽인다.
이건 물론 세시간동안 머리쥐어뜯으며 어딘가 있을거야라고 희망을 걸고 찾아본 사람만이 안다. ^^
But, 무어라고 적을것인가? OO에 관련된 자료검색 밖에 적을수가 없다.
가끔 너무 억울하면 ***싸이트, *** 싸이트라고 적고 소요시간까지 적긴 할때도 있지만 영어울렁증이 있는 나로서는 영어울렁증이 없는 누군가가 검색하면 더 빠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서 시간을 적는것도 조심스러울때가 많다.
내가 일을 만들어서 하는 책임자의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일거라고 위안해보지만, 업무일지를 적을때마다 고민에 빠지게 되는건 왜 개선이 안되는걸까.
왜 이렇게 글이 길어지는걸까 혼자 생각해봤더니..
맞.다. 오늘쯤은 1월달 두번을 정리해서 결제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어여 업무일지 쓰고, 월급만큼 열심히 일하고.. 남는시간은 동학혁명하고 싸워야 한다.
(동학군은 못살겠다. 개혁하라구 싸우고.. 난 그 동학군이 싸운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 내자신과 싸운다)
난. 우리 회사를 사랑한다.
일할때는 열심히... 남는 시간은 책상에서 알아서 놀아야 하는 시스템을 가졌으므로 그 시간은 순전히 나만의 몫이다.
완전히 도서관분위기라 처음오는 신입직원들은 상당히 부담스러워하지만, 부담스러웠던 시간이 자기만의 시간을 바뀌는건 금방이더라.
(들리는 소리는 컴퓨터 좌판 치는소리 혹은 클릭질 소리.. 그래서 전화오면 들고 뛰어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
가끔씩 생각한다.
다니고 있는 회사가 있고, 나의 말을 온건하게 들어줄 수 있는 몇몇의 사람이 있고..
우리집 이여사가 아프시지 않고..
어디론가 휙 떠날수 있는 내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난 행복하다고..
그 행복속에 돈 쯤이야.. 머. 라고 생각할라구 노력중이다. ㅋㅋ
업무일지나 쓰자꾸나..
혼자서도 잘 놀아요를 실행하고 있는 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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